어르신들이 삼삼오오 모여 만든 연극반일 것이라고 가벼이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8일 어버이날 거창문화원의 ‘굳세어라, 금순아’는 실버연극의 진정한 저력을 보여주었다.
제5회 거창실버연극제가 3일차에 돌입했다. 연극제의 첫날인 5일에는 (사)울산시니어포럼이 준비한 ‘경숙이, 경숙 아버지’로 격조 높은 작품으로 포문을 열었다. 그 이튿날인 6일은 부산화정종합사회복지관의 ‘내 생의 마지막 일주일’이라는 작품이 공연되었는데, 코믹한 분장과 저승이라는 판타지를 통해 관객으로 함께한 어린이들의 호응이 매우 좋았으며 노인과 어린이들의 화합이 돋보였던 무대라고 평가된다.
금일 공연된 연극 ‘굳세어라, 금순아’는 전쟁 통에 헤어진 한 부부의 사랑이야기를 바탕으로 매끄럽게 진행되었다. 더불어 어르신들의 세월과 함께 자연스레 녹아든 모성애와 이별의 아픔을 진심어린 표정으로 연기했다. 거기에 다양한 무대장치를 직접 전환하기도 하고 방대한 대사를 암기하는 등 갖은 노력이 돋보였다.
이번 실버연극에서 가장 큰 무기는 ‘진실된 연기’였다. 무대 위에서 몸짓이 서툴고 성량이 풍부하지 못하다는 것은 시간이 가져온 핸디캡일 뿐이었다. 그것 또한 실버 배우들의 혹독한 연습과 몸을 아끼지 않는 열연으로 충분히 커버할 수 있었으며 결국 많은 관객의 눈시울을 붉히는 노익장을 과시했다.
이달 16일까지 진행되는 제5회 거창실버연극제는 날이 갈수록 작품에 대한 완성도와 관객의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다.
매년 봄 거창에서 실시되는 어르신들의 연극축제이며 고령화 사회가 빠르게 진행되는 현실에서 노년층의 문화를 주도하는 거창실버연극제의 전망이 밝은 것으로 보인다.
거창인터넷뉴스원(gcinews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