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없는 봄 눈에 거창지역 과수농가들이 큰 냉해를 입어 속앓이를 하고 있다.
특히, 고냉지 사과재배농가의 경우 꽃 눈이 동해를 입어 올해 농사를 포기해야 할 정도로 피해가 크다.
거창군 고제면에서 사과농사를 짓는 김상택 씨는 사과 꽃눈이 어는 동해 피해를 입어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다.
김 씨가 키우는 사과의 대부분은 꽃눈이 얼었다 녹아 까맣게 변했다.
김 씨는 혹시나 살아있는 꽃이 있을까 농약을 치기는 했지만, 절반은 포기한 상태다.
김 씨는 “사과 품종에 상관없이 모두 피해를 입었다"며, "가장 심한 곳은 90%정도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거창 내 상당수의 사과가 김 씨와 같은 피해를 입었다.
절기상 한식이 지난 지난 4월 8일, 거창읍 기준 최저 기온이 영하 3.9℃로 떨어지며 폭설이 쏟아져 사과 꽃눈이 얼었다.
특히, 3월 말부터 4월 초까지 최고기온이 20℃가 넘는 따스한 기온으로 인해 사과꽃이 만개해 더 피해를 키웠다.
김상택 씨는 “새로 돋아나는 싹이 있는 상태에서 온도가 영하로 떨어지다 보니 피해가 컸다”며, “사과는 꽃눈이 다섯 개가 순차적으로 피는데, 가장 늦게 나오는 꽃눈까지 모두 피해를 입어 열매가 열리지 못할 상황”이라고 했다.
고제면에서 사과 농장을 경영하는 김진덕 씨도 “홍로나 후지 등 품종에 상관없이 피해를 입었다”며 “고제면은 봉산리와 봉계리에 피해가 특히 심한 상태로, 90%정도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이같은 피해는 거창군 고제면을 비롯, 가북면 등 고지대 거창사과 주산지에서 더욱 피해가 커 과수농가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정상인 사과 꽃눈(좌)과 얼었다 녹은 사과 꽃눈(우)
한편, 거창군은 거창 내 모든 사과농장을 대상으로 피해조사에 나섰다.
4월 9일, 거창군농업기술센터는 각 읍・면사무소 담당자를 대상으로 피해조사 요령에 대한 교육을 진행, 곧바로 조사에 착수했고 10일에는 양동인 거창군수가 현장을 방문해 빠른 피해 조사와 지원책 강구를 약속했다.
그러나 워낙 피해 규모가 크고 거창 내 사과 농가 수도 많아 정확한 피해 규모를 산출하는 데는 일주일 이상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부분의 사과농가들은 농작물에 피해가 생기면 보상을 받는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했지만 이번 피해를 구제받을 수는 없을 것으로 보여 대책 마련도 필요하다.
농작물재해보험은 소멸성에다 자부담이 많아 농가들이 꺼려하고 있다.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했다 하더라도, 냉해와 동해, 일소피해 등은 특약으로 가입해야 되는 만큼 추가 자부담이 생겨 많은 농가들이 가입을 하지 않은 상황이다.
거창군농업회의소 김훈규 사무국장은 “농작물재해보험 내 특약 부분에 대한 문제제기가 많은 상황”이라며 “보험료가 오르더라도 특약을 없애고 보장 범위를 보편화시키는 방안 등 농가들이 부담 없이 가입할 수 있도록 개선이 시급하다”고 했다.
거창인터넷뉴스원(gcinews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