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더위를 잊게 할 고난도의 테크닉이 펼쳐지는 거창국제연극제 수변무대 무지개극장은 볼쇼이로 대표되는 러시아의 발레를 보는 듯 대단히 높은 수준의 예술이 펼쳐졌다.

심장이 멈춰질 듯 짜릿한 몸짓으로 무용수들이 나비가 되어 온 세상을 날아다니며 꾸는 꿈을 표현하는 듯 연신 감탄을 자아내게 만든다. 유려하고 아름다운 예술성과 함께 선 굵은 작품으로 수승대를 찾은 관객들에게는 잊지 못할 추억을 새겨준다.

 

지난 26일 개막식과 함께 시작된 러시아 엘로제 <클래식과 모던의 만남>은 총 6편이 공연이 25분간 옴니버스 식으로 펼쳐지는데 화려한 의상은 물론 흥겨운 리듬을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가장 먼저 시작되는 ‘아라비아 댄스’는 5명의 무용수들이 여왕을 중심으로 빨강과 녹색, 분홍, 노랑, 황색의 과감한 의상을 입고 인도와 페르시아의 설화를 노래했다.

 

마치 ‘아라비아나이트’의 이야기가 눈앞에서 펼쳐지는 듯한 이색적인 현장으로, 여왕의 왕관과 의상이 지배적이다.

이어 진행되는 ‘드림’은 남녀 2명의 무용수들이 나와 인체의 아름다움을 최대한 표현하는데, 자기가 원하는 환상을 실제로 펼치는 듯 관중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특히 절정의 순간 바닥에서 10㎝ 위에서 멈추는 장면엔 다들 놀라서 입을 다물 줄 몰랐다. 온 몸으로 서로를 믿고 의지하여야 만들어지는 이 광경은 서로의 호흡과 함께 남자 무용수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으로 완벽한 그림을 완성했다.

다음으로 ‘버터플라이’는 4명의 무용수들이 나비의 모든 행동을 댄스로 표현하는데, 살랑거리는 바람 속에 이어지는 날개의 움직임은 천상선녀들의 모습이 아닌지, 너무나 아름다웠다.

 

한발 한발 살포시 내 던지는 발걸음 속에 춤을 추고 있는 나비들은 ‘장자의 꿈’이 연상되듯 황홀함의 극치로 달려왔다.

네 번째 춤곡 ‘스페인 댄스’는 3명의 무용수들이 투우사와 황소의 싸움을 표현하듯 정열적으로 경쾌한 리듬을 타고 노래하는데 한번 들으면 잊을 수 없는 자연스러움과 매력을 듬뿍 발산했다.

이어 시작한 ‘글래디에이터’는 로마검투사의 파란 많은 인생과 사랑, 복수를 그린 장면으로 대결을 하고나서 승리의 기쁨과 환희를 춤으로 연출했다.

앞서 진행된 ‘드림’의 남녀무용수들이 다시 호흡을 맞췄다. 전체 공연 중에서 가장 고난도의 공연이 펼쳐져 손에 땀을 쥐게 할 정도로 긴장감과 탄성을 자아냈다.

마지막으로 다리를 높이 차올리면서 춤을 추는 것이 특징인 ‘캉캉’은 빨강과 흰색으로 제작된 주름이 많은 의상으로 화려하게 선보였다.

 

캉캉은 빠른 템포의 춤으로 하이 킥 외에 한쪽 무릎을 들고 다리를 빙글빙글 돌리는 율동, 한쪽 다리를 수직으로 올리고 한 손으로 그 복사뼈를 잡고 나머지 한쪽 다리로 선회하는 동작이 일품이다.

 

한편 거창국제연극제 무지개극장에서 펼쳐지는 해외기획공연들은 오후 2시, 4시 30분 하루 두 차례씩 열리며, 틈틈이 오전 11시에 플래시공연이 펼쳐진다. 관람료는 무료다.

 

 

                거창인터넷뉴스원(gcinews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