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군이 가북면 개금마을에 모 씨가 신청한 대규모 오리사육시설 설치를 승인하자 마을주민들이 청정지역 훼손 및 생존권 존폐가 걸린 문제라며 크게 반발, 말썽이 계속되고 있다.
주민들은 오리사육농장 설치 신청이 군에 접수되자 그동안 강력히 반대해 왔으나 행정당국은 제한규정이 없어 불허 처분할 수 없다며 결국 사업신청을 승인하자 재고를 요청하는 탄원서를 제출하는 한편, 결사반대의지를 밝히고 있어 마찰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에 주민들의 애타는 입장을 대변하는 뜻에서 탄원서 전문을 아래에 게재한다.
【어제는 절기상으로 봄 기운이 감돌고 초목들이 움튼다는 우수입니다만 저희 마을 사람들의 마음은 근심, 걱정속에 꽁꽁 얼어붙어 있습니다.
우리 마을은 거창군에서 가장 오지마을입니다.
생활은 불편하고 가난하지만 그동안 깨끗한 자연 환경속에서 서로 간 정을 나누며 평화롭게 살아 왔습니다.
그런데, 지난 여름(2012.8.3)에 가북면 우혜1길 14-7에 주소를 둔 000(당 44세)라는 분이 저희 마을 입구에 대규모 오리 사육농장(위치:가북면 용암리 762번지, 토지면적(답):1만5324㎡, 가설건축물 면적:5005㎡)를 개설키 위해 거창군청에 가설 건축물축조 신고를 한 시설을 뒤늦게 알고 부터 마을주민들은 공황상태에 빠져 있습니다.
저희 마을에는 000씨 외에도 인근 부락에 거주하고 있는 모인이 대규모 토지를 매입해 놓고 오리사육 농장을 설치하려고 하였다가 마을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설치를 못한 전례가 있습니다.
따라서,저희 마을 사람들은 이번 000씨의 신청이 받아 들여질 경우 이미 토지를 매입해 놓고 오리사육 기회를 노리고 있는 다른 사람들이 뒤따라 신청하게 되면 동일한 조건에 놓인 신청을 거부할 명분을 잃게 되고, 우리 마을은 대규모 오리 사육단지화 될 수 밖에 없다는 요지의 편지를 거창 군수님께 전하고 도움을 받고자 하였으나 행정 기관은 법규제한규정이 없어 불허 처분할 수 없다며 결국은 승인되고 말았습니다.
사실 저희마을은 고지대 산간마을로 논 농사는 거의 없고, 10여 년 전까지도 밥먹고 살기도 어려운 가난한 동네였습니다.
이후 마을주민들은 청정지역의 장점을 이용 친환경농법으로 오미자, 마, 고랭지채소, 약초등을 재배하여 소득을 높이고 있으며, 거창군은 농촌 장수마을 녹색농촌 체험마을로 지정하여 현재 사업을 하고 있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명품 귀촌타운 조성지원, 마을 권역단위 종합 정비사업 중심마을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거창군은 환경보존과 친환경농업을 권장하고, 지역 특성을 살린 도.농 교류와 명품 귀농타운을 조정한다 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법규제한 규정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불허 처분할 수 없다는 군행정의 모순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는 법이 다수의 국민을 보호한다는 보편적 가치가 무시되고, 결과적으로는 한사람의 오리 사업자를 살리기 위해 다수의 주민을 죽이는 꼴이 되고 맙니다.
우리 마을입구에 대규모 오리 농장이 들어서게 되면, 청정지역이라는 마을 이미지는 훼손되고, 악취,분진,수질 오염으로 인한 주민생활 불편과 보건 위생문제, 농산물 판매부진과 도.농교류 사업에 막대한 지장 초래, 명품 귀촌마을 조성, 마을권역단위 종합정비 사업도 실패 가능, 토지거래 중단과 지가하락은 물론 우리지역 자랑거리인 가북 저수지는 오염수 저장고로 변질될 것입니다.
행정기관은 법규정을 들먹이고 있지만 법규정은 법을 어기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이지 그동안 아무 탈없이 고향을 지키며 평화롭게 농사짓는 사람들에게 원인 제공자를 제처 두고 마을사람들에게 법의 잣대를 들이대며 받아 들이라고 윽박지르는 것은 폭력이며, 국민에 대한 국가권력의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법과 질서를 교란 시키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그저 농민일 뿐입니다.
지금 농촌에 거주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난하고, 나이많고, 병들고, 힘없고, 소외된자들입니다.
그래서 누군가의 위로와 도움이 필요한자들입니다.
그런데 행정기관마저 기층 농민의 삶을 외면하면 우리는 누굴 믿고 살아가야 합니까?
법은 국민다수가 평화롭고 행복한 삶을 누리기 위한 국민 서로간의 약속입니다.
그런데 한 사람의 이익보호를 위해서 다수의 마을사람들을 불편하게 하고 괴롭게 해서 되겠습니까?
또한 일개인의 오리사육과 마을공동사업을 비교하여 어느쪽이 더 큰 이득을 가져오는지 따져 볼 필요가 있습니다.
대안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000씨가 마을 주민들과 같이 그 넓은 토지에 마, 오미자, 고랭지 채소, 약초 등을 재배하면 됩니다.
마을 주민들은 귀농인들과 충돌이나 갈등을 원치 않습니다.
서로 화목한 가운데 공생공락을 누리고자 합니다.
우리마을 대규모 오리농장 설치반대 투쟁은 주민생존의 문제이고, 마을의 존폐가 걸린 문제입니다.
따라서 우리의 주장은 멈추지 않습니다.
아니 멈출 수가 없습니다.
현명한 판단과 조치를 기대합니다.
2013. 2. 19. 개금마을 주민대표 임원택 올림.
(개금마을 이덕화 010-3864-7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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