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군 아홉산에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들은 추운 겨울도 아랑곳하지 않고 연신 꽃을 피워내고 있다.
12월 한 달 동안 이어지고 있는 ‘아홉산이야기 순회강연회’로 마을회관에는 강연을 듣기 위해 모인 주민들의 ‘소녀 같은 즐거운 수다’가 가득하고, 한겨울을 이야기꽃으로 훈훈하게 데우며 감동을 주고 있어 지역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거창역사문화콘텐츠개발원(이사장 전성은)은 12월 한 달 동안 아홉산이야기를 주제로 아홉산의 둘레마을 10곳과 거창의 중․고등 7개 학교를 대상으로 순회강연회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가을 거창역사문화콘텐츠개발원은 경남도문화예술진흥원의 ‘지역특성화 콘텐츠개발 지원사업’ 공모에 선정돼 받은 지원금 2,000만으로 아홉산 소개 핸드북과 e-북을 제작하여 지역의 학교와 아홉산 둘레마을을 다니며 순회강연회를 함으로써 주민들과 학생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소통과 공유의 콘텐츠를 만들어 나가는 중이다.
순회강연회는 거창고등학교 교장으로 퇴직한 전성은 개발원 이사장과 이명행(소설가), 신승희(시인), 신승열(시인) 등 4명이 강연하고 있다.
현재 거창여고, 아림고, 거창여중, 지내마을, 석동마을, 원당마을, 당산마을, 넘터마을, 계동마을, 풍계마을, 구산마을 등 11곳의 강연을 진행했고, 앞으로 임실마을, 샛별중학교, 혜성여중, 거창고, 중앙고, 영승마을 등 6곳의 학교와 마을 강연회를 남겨두고 있다.
강연을 들으면 1,400년 전 신라와 백제의 현실을 고스란히 담은 아홉산이야기에 그 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 힘이 느껴진다.
무수한 세월의 아픔을 딛고 더욱 단단하고 아름다워진 오래된 국경의 도시 거창, 국경을 넘어 사랑을 찾아가는 길, 선화공주의 눈물이 비가 되어 내리는 아홉산 취우령, 슬픔과 아름다움이 혼재되어 있는 율리 마을의 달래이야기가 실타래처럼 풀려 나온다.
전성은 이사장은 강연회에서 “아홉산에서 전해오는 이러한 설화들은 단순한 사랑 이야기가 아니다. 신라와 백제의 국가 간의 전쟁과 폭력에 희생된 주민들의 한과 꿈을 노래한 그 슬픔을 하늘에 올리는 평화를 갈망하는 기도이다”며 이야기에 숨겨진 의미를 설명한다.
이러한 거창의 지리와 역사가 반영된 아홉산의 설화이야기는 거창의 상징적 요소와 아이덴티티를 드러내는 중요한 자료가 되어 ‘거창다움’의 원형, 즉 거창의 대표적 문화콘텐츠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거창인터넷뉴스원(gcinews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