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중학교 고제분교장(교장 오세창)은 지난 23일 오전 학교 도서실에서 모교 출신인 신철규(35) 시인과 ‘문학과 삶과 시 이야기’라는 주제로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이날 만남은 거창군문학도시추진위원회에서 추진하는 ‘2013 문학축전, 모교방문 문학콘서트’를 통해 이뤄졌고, 추진위원회 김태섭 사무국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본격적인 만남의 시간 전 학생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클래식 음악 감상 기회가 주어졌다.
거창에서 활동하는 음악인들이 연출해낸 클래식 기타와 바이올린의 선율은 문학콘서트의 분위기를 한껏 고양시켰다.
고제중학교 22회 졸업생인 신철규 시인은 2011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유빙(流氷)’이 당선되면서 시단에 등단했다.
“‘유빙’에는 인간의 비극적 관계를 미세하게 통찰하는 개성적인 눈이 있다. 무엇보다도 과장된 이미지나 허장성세가 없고 기성의 어떤 억지스러운 틀에 갇혀 있지 않아 자유분방하다. 한국시단의 대들보가 되길 바란다” 라고 심사평을 받으면서 우리나라 시단을 이끌어 갈 차세대 역할을 담당할 시인으로 그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그의 작품에는 ‘권총과 장미’, ‘눈물의 피안’, ‘해변의 진혹곡’ 등이 있다.
선배와 후배의 만남은 과거와 현재의 만남이었다.
같은 공간에 자신의 흔적을 남긴 선배로서 신 시인은 공감대를 이끌어 내었다.
신 시인은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가졌던 다양한 고민을 털어내었고 많은 부분 후배들과 공유할 수 있는 삶의 흔적들을 짚어 나갔다.
이과계열의 진로를 그만 두고 시인으로서의 삶을 선택하기까지의 색다른 경험과 고민들은 후배들에게 삶의 자유로움과 과감한 선택 그리고 용기를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다른 사람과 경험이 같지 않은 것은 자신만이 지닌 특별한 개성이 될 수 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보기보다는 실패 자체가 자신의 소중한 경험이다’ 등의 말에는 사회를 살아가면서 겪게 될 후배들의 고민에 대한 선배의 따뜻한 사랑이 엿보였다.
절실한 고민에 대한 대답으로 글쓰기를 시작한 신 시인은 문학이 지니고 있는 힘에 강조점을 두었다.
인간은 전지전능한 신과 같지 않아서 한계가 있는데 그 한계를 깨닫고 넘어서려고 시도하는 것이 문학이라고 역설했다.
사회에 대한 고민과 질문에 해답을 찾아가면서 그것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것이 문학이라고 하면서 문학의 아름다움도 중요하지만 그 진솔성을 강조했다.
만남을 마무리하는 시간에 학생이 던진 ‘애인 있으세요?’라는 질문에 웃음을 머금던 시인은 ‘사랑은 다른 사람을 알고 싶은 마음에서 생기는 것이고 그게 이성이든 동성이든 타인에 대한 관심이 우리 사회를 따뜻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이해와 소통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거창인터넷뉴스원(gcinews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