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을 중심으로 활동했던 화가 이정훈(1967~2024)을 추모하는 유작전 <행복한 사과―이정훈 유작전>이 오는 2월 24일부터 3월 7일까지 거창문화센터 전시실(1·2층 전관)에서 열린다. 

오픈식은 2월 24일 오후 5시이며, 화가 이정훈 추모위원회(위원장 양희용)가 주최·주관한다.

이정훈은 독학으로 그림을 시작해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구축한 작가다. 

학창 시절 석고소묘로 미술에 입문했으나 정규 미술대학 과정을 밟지 않고, 전역 후 귀향해 지역을 기반으로 창작에 몰두했다. 

대구와 서울에서 세 차례 개인전을 열었고, 민족미술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작업을 발표해 왔다. 

동시에 거창 생태환경보전 시민모임 ‘푸른산내들’ 창립 멤버로 참여해 환경운동에도 힘썼다.

그의 작품세계는 ‘내면―사회―자연’으로 확장되는 흐름 속에서 전개된다. 

1990년대 초기 작업은 「아버지의 공격」, 「어머니」 등에서 보이듯 무의식과 상처, 불안을 표현주의적으로 드러내며 내면의 심연을 탐색했다. 

이후, 1998년 민미협 가입을 전후한 중기에는 사회 현실과 역사적 사건으로 시선을 넓혀 예술의 사회적 책임을 고민했다. 

재난과 지역의 아픔을 다룬 작품들은 사실성과 서사를 강화하며 동시대의 고통을 환기했다.

후기에 이르러 그는 7년여에 걸쳐 ‘행복한 사과’ 연작에 몰두했다. 

거창의 대표 특산물인 사과를 매개로 원형의 완전성과 붉은빛의 결실을 상징화하고, 노란 리본이나 마스크 등 시대적 기호를 결합해 사회적 메시지를 담아냈다. 

사과는 더 이상 정물의 대상이 아니라, 생태적 성찰과 공동체적 연대를 아우르는 상징으로 확장되었다. 

이는 초기의 내면 탐구와 중기의 사회 참여, 그리고 환경운동 경험이 숙성되어 맺은 결실로 평가된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남긴 60여 점의 실물 작품을 중심으로 그의 예술 여정을 조망한다. 

일부는 사진으로만 전해질 뿐 행방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남아 있는 작품을 통해 그의 조형적 사유와 실천의 궤적을 확인할 수 있는 뜻깊은 자리다. 

전시장에는 유작 외에도 작가의 육성이 담긴 편지와 소품이 함께 소개되며, 오픈식에서는 이란숙·신용구의 공연이 마련된다.

 유작전과 함께 도록 『그 화가 이정훈』(172쪽)도 출간됐다. 

작품 이미지와 함께 선후배·지인들의 글과 회고가 수록되어, 작가의 삶과 예술세계를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추모위원회 측은 “이정훈의 ‘행복한 사과’는 생태 위기와 사회적 갈등 속에서도 공존과 연대를 꿈꾸는 ‘살림의 세계’를 상징한다”며 “이번 전시가 지역사회가 함께 그의 예술적 유산을 되새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문의는 추모위원회 사무국(정지윤, 010-8362-4397)으로 하면 된다.

 

거창인터넷뉴스원(gcinews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