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중 거창군 신원면 주민 719명이 국군에 의해 희생된 일명 ‘거창 사건’이 ‘청야’란 제목의 영화로 제작된다.

 

‘거창사건’이 영화로 제작되는 계기는 국내 영화계에서 영화제작 감독으로 활동하던 김재수(55) 씨가 잇따른 흥행부진으로 감독의 꿈을 접고 5년 전 거창군 신원면에 귀농, 마을 이장까지 맡아 농사를 짓다가 거창사건을 알게 되면서 자신이 만들어야 할 영화소재라는 운명같은 느낌에 다시 메가폰을 잡게 됐다는 것.

 

한국 영화계에서 이름을 날리던 김 감독이 영화계를 떠나 거창으로 귀농한 동기는 자신이 제작한 ‘클럽 버터플라이’(2001년 작품)와 ‘천국의 셋방’(2007년 작품)이 흥행에 실패하고, 다른 작품을 제작하려 했으나 투자자를 만나지 못해 영화제작의 꿈을 접고 지난 2009년 귀농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는 거창과 아무런 연고도 없다.그는 경남 고성에서 태어났으나 어릴 때 고향을 떠나 부산과 부천에서 성장해 서울예술대학을 나와 영화감독이 됐다.

 

그런 그가 거창군 신원면 청수리 수동(대안)마을에 터를 잡게 된 것은 귀농을 결심하고 귀농사이트를 뒤지며 전국을 헤메다 우연히 거창까지 오게 됐고, 한 부동산 소개소의 소개로 현재의 집을 보러 갔다가 해발 700m 깊은 산속 절경에 반해 정착케 됐단다.

 

그리고 넓은 텃밭에 사과나무 등 유실수와 채소를 재배하며 농부가 됐고, 주민들의 강권으로 마을이장까지 맡고 있다.

 

그런데 김 감독이 터를 잡은 청수리는 거창사건의 주무대였고, 이같은 사실을 알게된 김 감독은 거창사건을 영화로 제작해야 할 사명감에 빠져 2년 전부터 틈틈이 자료조사, 학살현장 답사, 유족면담 등 작품구상과 제작준비를 해왔다.

이같은 김 감독의 영화제작 추진에 거창군이 제작비 1억여 원을 지원키로 해 더욱 구체화 됐다.

 

‘청야’란 영화제목은 당시 국군이 신원양민학살을 위한 작전명 ‘견벽청야(말썽이 소지가 있는 벽을 견고히 하기 위해 들판을 초토화 시킨다) 에서 따왔다.

 

‘청야’의 여주인공은 안미나 씨가 캐스팅 됐다.

안 씨는 지난 2005년 MBC 드라마 ‘내이름은 김삼순’에서 조역으로 데뷔했고, 2006년 영화 ‘라디오 스타’에서 시골다방 아가씨 역할, 지난해는 영화 ‘원터풀 라디오’ 조역에 이어 ‘네모난 원’ 영화 여주인공으로 출연해 유명세를 타는 중이다.

 

거창사건의 실제 이야기는 지난 1951년 2월 한국전쟁 중 신원면 청수리 등지의 주민들이 북한군에 부역을 했다는 혐의를 씌어 공비토벌작전에 나선 국군이 주민 719명을 집단 학살했다.

 

집단 학살된 수년 후 유족들이 산골짜기에 방치된 시신을 수습해 한자리에 옮겨 묻고 위령비를 세웠지만 군사정부가 들어서면서 위령비를 땅에 파묻고 유족들까지 죄인시 했다.

 

그러다 지난 1988년 희생자 묘역을 현재의 거창사건 추모공원에 제대로 조성하고 위령비를 세워 거창군에서 거창사건관리사업소 까지 신설해 관리중이나 사건발생 60년이 넘은 지금까지 특별법 제정도 미룬체 보상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김 감독이 쓴 거창사건 영화 ‘청야’ 시나리오 줄거리는 대강 이렇다.

사격명령을 받은 국군 소년병이 한 소녀를 살려줬다.

노인이 된 소년병이 손녀와 함께 거창을 찾아 간다.

손녀는 당시 할아버지가 살려준 소녀(이제는 할머니가 된)의 손자를 만난다.

할머니와 손자는 연좌제 때문에 고달픈 인생을 살았다.

이들이 서로 용서하고 화해하는 인간미 물씬 풍기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영화는 곧 촬영에 들어가 오는 8월 완성할 계획이며, 조연과 단역 배우들은 경남도와 거창에서 공모로 뽑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거창사건은 거창출신 한 작가가 10여년 전에 넌픽션 소설로 펴내기도 했는데 이번에 영화로 까지 만들어 60여년 전의 비극을 재조명함으로서 특별법 제정과 유족보상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거창인터넷뉴스원(gcinews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