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군공무원노조는 12일 거창법조타운 조성사업과 관련, 찬·반 갈등과 반목에 대해 원만한 타협을 바라는 입장을 밝혔다.

 

노조의 입장을 밝히는 내용 전문을 게재한다.

 

거창법조타운조성사업에 대한 거창군 공무원노조의 입장

 

우리 거창군 공무원노조와 조합원들은 법조타운사태를 안타까운 심정으로 목도해오면서 하루빨리 한 방향으로 타협을 이루어 사업이 잘 진행되기를 희망했으나, 유감스럽게도 그러하지 못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 거창군 공무원노조는 군민을 위한 성과를 창출하고 고객만족을 실현해 궁극적으로 경쟁력 제고에 이바지해야 했지만 동료 공무원이 위해를 당하는 사태를 겪고 침묵함으로써 노동조합운영의 무용론까지 나오면서 비판을 받기에 이르렀습니다.

지난해에도 공무원 폭행사건이 있었습니다.

우리가 보호해야할 주민을 스스로 고발했습니다. 1년 4개월이라는 실형을 살다가 몇 일전에 출소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일반 형사사건과는 달리 처벌의 수위가 높다는 점에서 신중해야 된다는 경험도 했습니다. 안타깝지만 기억을 더듬는 이유는 이런 일들이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 된다는 바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영혼이 없다거나 거창군을 팔아먹는 집단이라는 얘기도 나옵니다.

그 과정에서 당사자들은 심한 모멸감을 받는 걸 지켜보고 있습니다. 공무원도 노동의 제공으로 급여를 받는 노동자이면서 가정을 꾸리는 소비의 주체이자 생활인입니다. 급여의 대가만큼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치는 일반 근로자와 다르지 않습니다. 그 이상의 서비스 제공은 공무원 개인의 정신이지 강요되어야 할 의무는 아닙니다.

 

공무원도 이 지역의 구성원이자 터전으로 살아가는 벗이고 이웃입니다.

‘영혼이 없다’는 말은 듣기에 따라 ‘골이 비었다’로도 들릴 수 있다는 점은 아실 테지요. 많은 공무원을 적으로 만들고 파렴치한 집단으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공무원은 마음이 상해도 감정을 통제하는 것이 일상입니다. 군민의 눈물도 닦지만 한계도 있습니다. 그러나 어떠한 경우에도 선생님이 제자를 포기하지 못하듯 공무원이 주민을 포기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평행선에서 한 치도 가까워지지 않고 오히려 멀어지고 있습니다.

노동조합은 정책 사안에 대해서는 간섭보다 의견제시를 주요 노선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러나 선택가능성이 없는 요구를 할 때는 신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 옛날 ‘칠거지 악’에도 ‘3불거’라는 최소한의 방패막을 두었습니다.  지금 이 사태는 군수가 자리에서 물러나는 한이 있어도 반대쪽의 주장처럼 백지화나 위치이전은 선택할 수 없는 카드라는 게 훤히 들여다보입니다.

 

모 군의원께서 주민소환을 각오하면서까지 5분 자유발언에 임하는 걸 보았습니다.

이번 군의회 임시회에서 법조타운이 모든 이슈를 삼켜버렸습니다. 군정질문도 한 가지 주제만 다루어졌습니다. 그렇다고 간극이 좁혀지거나 새로운 쟁점이 부각되지도 않았습니다. 그동안 수많은 폭로전에 비해 공론의 장에서 논의된 내용은 실망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한심합니다. 초창기 주장과 해명에서 한 발도 나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문제의 시작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무소속 두 후보의 정치쟁점화에서 비롯됩니다.

돌이켜 보건데, 교정시설이 들어서면 안된다는 신념이 정치적 야망보다 컸다면 두 후보는 단일화라도 했어야 합니다.  반드시 막아야 한다는 철학이 있었다면 정치적인 꿈 정도는 과감하게 버리는 진정성을 보였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떻습니까? 어디에 있습니까? 무엇을 기대하고 계십니까?

 

자신의 주장이 소수에게라도 잔인한 칼날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과거에 한센인을 대하는 우리의 역사적 태도들은 다양하게 비열했습니다. 길을 지날 때 사람이 보이면 종을 울려야 하는 의무가 부과되기도 했습니다. 지금 이 시대에 우리 지역에서도 벌어지고 있는 건 아닌지 되새겨 보아야 할 일입니다. 그 분들도 바로 우리의 이웃이기 때문입니다.

수많은 주장과 해명이 있어 왔습니다. 그리고 가정을 해봅니다.

아무 문제없는 시설이라면 거창읍 중심부에 위치하더라도 상관없을 테지요. 사업을 추진하는 입장에서 보면 수십 년간 해결하지 못했던 악성민원을 해결하기 위한 수단이었지만 반대쪽에서 보면 주변이 학교와 가깝기 때문에 위치선정의 잘못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도심도, 사람도, 시간도 모두가 함께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이제 놓아주어야 합니다.

열기를 안고 문화를 꽃피워 돌아가야 할 로타리 주변이 어느 날부터 새우잠을 청하는 농성광장으로 변하고 릴레이 시위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얼마나 힘들지를 생각하면 참으로 마음이 아픕니다.

얼마지 않아 찬성 측 시위도 생겨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해보면서 현명한 방법을 찾아야 할 때입니다.

 

그리고 이제는 반목하지 말고 대화로 풀어야할 때입니다.

평행선은 어느 한 쪽이 기울어야만 만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반문해 봅니다. 거창에는 한쪽에서 주장하고 있는 교도소 문제만 있는 것도 아니며 다양한 계층의 문제와 숙제들이 산적해 있다는 점에서 서로의 찬반논리에서 벗어나 문제를 풀어야할 때입니다.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하면서 군수와 범대위에 요청합니다.

 

먼저 군수께서는 한 번 더 입장을 분명히 하십시오.

반대측에서 주장하는 요구사항에 대해 가능여부를 밝히고 책임선언도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대안 있다면 대안을, 없다면 대화든, 사업추진이든 행정력을 집중하십시오.

 

반투위도 이제는 책임 있는 주장을 할 때입니다.

반투위는 대표성을 가졌을 때부터 주장을 정리하고 대화의 창구가 되었어야 합니다. 맞장 토론이던 의회와의 중재이던 공식적인 대화채널을 통해 책임 있는 주장을 하십시오. 아울러 낙후성을 면치 못하고 있는 성산마을 주민 입장에서 수년간 악취문제로 실마리를 찾지 못했던 거창군의 입장에서 또 다른 대안이 있는지를 함께 고민해 주실 것을 부탁합니다.

 

그리하여 더 이상 서로의 불신으로 인한 소모적 논쟁이 없기를 간곡히 요청 드립니다.

                

                               2014. 11. 11.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거창군지부

 

           거창인터넷뉴스원(gcinews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