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아림 지구대에서 하루하루 바쁘게 실습하고 있는 287기 순경 최세민입니다.
실습한지 거의 두 달이 되어가고 있는 지금 얼마나 많은 것을 배웠을까 생각해보면 아직 제자신이 부끄럽게 느껴질 때가 있을 만큼 부족한 것 같습니다.
소통에 대해 제가 실습하면서 느낀 것과 경험한 것을 통해 적어보려 합니다.
소통이란 막히지 아니하고 잘 통함. 혹은 뜻이 서로 통하여 오해가 없음. 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즉, 막히지 않으려면 열어야하고, 오해가 없기 위해선 설득이 아닌 정확히 설명하고 이해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상대방으로 하여금 제가 하는 말을 분석하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이야기 하게 만드는 것이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간단한 예로 “일이 잘 되어가고 있냐”는 물음에 “잘 처리되고 있다” 보다는 “어떠한 방식으로 어떻게 처리되고 있다”가 보다 정확히 설명하고 이해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현 정부가 들어오면서부터 공감과 소통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등장했지만 이제는 어디나 꼭 필요한 에티켓이라고 생각합니다.
얼마 전 지구대로 주취자 한 분이 들어오셔서 음주운전단속으로 면허가 취소되어 더 이상 화물차로 생업을 이어가지 못한다고 하소연 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면허가 취소된 것을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야기는 들어줄 수 있겠다 싶어 일단 차를 한잔 드리고 듣기 시작했습니다.
“어릴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힘들게 살았고, 지금은 타지에서 힘들게 고생하고 있는데 좀 있으면 설이고 해서 고향에 계신 모친걱정이 많이 된다.
설인데 노모를 뵈러 가지 못하니 면허취소처분에 선처를 바란다“라고 반복해서 말하며 눈물을 보였습니다.
도로교통법 제94조 운전면허 처분에 대한 이의신청에 대해 설명은 해드렸지만 들었던 상황으로는 쉽지않아 보였습니다.
그저 ”힘들어서 울고 싶으시면 우세요.“라는 말밖에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버님 저랑 비슷한 부분이 있으시네요.
저도 어릴 때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집이 어려울 때가 있었어요. 그리고 스무살 때 시작한 사업이 실패해서 공장부터 농산물센터 공판장 일용직까지 않해 본일이 없었어요.”라고 제경험을 말씀드리면서 음주운전은 분명 잘못한 일이지만 현재의 실패와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은 누구나 언제든지 겪을 수 있는 보편적인 상황임을 인식 시켜드렸습니다.
더불어 제가 알고있는 지자체에서 행하고 있는 복지정책을 안내해드리고 조금 더 힘내시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러자 눈물을 닦고 일어나시며 “음주운전해서 미안하네.. 그리고 내말 들어줘서 고맙워”라고 말씀하시며 지구대를 나섰습니다.
인사를 드리러 따라 나가는데 “최순경도 진급해야지! 내가 잘 아는 어디 서장님이 있는데 밥 한번 먹자”라고 익살스럽게 말씀하셔서 “예 제가 면허재시험 합격하시면 밥 한번 사겠습니다.”라고 말하고 보내드린 기억이 납니다.
공감과 소통이라는 것이 작게는 상대방이 하는 생각과 말에 대해 이해하는 것이라면 크게는 한 사람이 살아온 삶에 어떠한 환경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 이해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두서없는 글이지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더 많이 배우고 경험하여 유능하고 당당한 경찰이 되기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거창인터넷뉴스원(gcinews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