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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칼럼 기사입력 : 2013/11/25
(신중신 선생 칼럼) 봄은 春女悲요. 가을은 秋士悲라

11월7일 입동이 지난 후 大地는 식어가고 옷깃을 스미는 찬바람에 양지가 그리운 계절이다.

 

산야로 은행잎, 밤나무잎이 추풍에 흩날리는 모습이 흡사 우리네 인생 같아 마음이 수수롭다.

 

 

가을을 Fall이라면 낙하,별리,조락을 뜻하고, Autumn은 계절의 추이라는 계념뿐이다.

 

 

옆집 아림寺선 풍경소리가 시공을 초월, 바람결을 타곤 날려와 잠을 깨웠다.

 

 

오늘은 남보다 먼저 산을 타야지 싶어 오솔길을 소요하는데 장끼가 설대 밭에서 곡사포처럼 튀어 오르니 웅창자화(雄唱雌和) 지저귀던 투림숙조(宿鳥)들도 놀라 도망을 쳐 퍽 안쓰러웠다.

 

 

도토리나무엔 다람쥐가 가을걷이 하느라 분주하다.

 

땡감은 人쥐들이 까치밥도 다 따가곤 없어 인간들이 더 몰인정하다.

 

7시쯤 되니 동이트기 시작했다. 동네선 장 닭이 해뜨라고 鷄向東方天空哭着이라 꼭 동쪽하늘을 향해 울어대고, 뿌연 구름 속 운학일성(雲鶴一聲)이 애처롭다.

 

 

山아래선 男女등산객들이 요상한 웃음소리를 내어 쳐다보니 금팔찌 玉목걸이를 걸친 깍짓동 같은 여자분이 “어떤노미 산에다 돌을 요로케도 마이 세워난노”하여서 화가 난 一言居士왈 “아주머이, 산상에 올라 비석 글도 읽고 精을 쌓으며 떠오르는 태양도 보고 氣를 받아 심신에 精氣를 돋우면 안좋소”하니 “비석글이 전부 한문 아니면 영어라 무슨 뜻인지 알 수가 있소” 하여서 아차, 야코죽일 찬스가 왔구나 싶어 상치분신(象齒焚身)이라 쓰인 돌앞에 와선 “코끼리는 이빨 때문에 죽고요 Real women have curves란 영국 속담인데 女子는 上下가 불룩불룩해야 美人을 뜻한답니다” 하니 “그럼 나는 금패물 때문에 잡혀 가겠네요”하면서 눈을 칩떠보며 퍼뜩 달아난다.

 

 

그녀 뚱뚱한 뒤태를 보니 “가을은 천고馬비가 아니라 천고女비로구나”싶어 웃으며 산정엘 올랐다.

 

 

東으로는 금귀봉이 西로는 망실봉이 만산홍엽으로 뒤덮여 좌청룡 우백호 하니 산천경개가 더없이 아름답다.

 

 

햇살이 퍼지고 바람도 일어 고엽이 우수수 떨어지니 프랑스詩人 구르몽의 詩가 입가에 저절로 맴돈다. “시몬, 나뭇잎새 저버린 숲으로 가자, 낙엽은 이끼와 돌과 오솔길을 덮고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발자국 소리가, 낙엽은 버림받고 땅위에 흩어져 누워있다, 우리도 언젠가는 저 낙엽이려니....”

 

 

동시대 詩人 랭보는 낙엽을 보곤 “가을날 비올롱의 가락 긴 흐느낌, 사랑에 찢어진 내 마음을 쓰리게 하네, 종소리 울려오면 가슴만 막혀, 가버린 날 추억하며 눈물에 젖네. 아, 이 몸도 낙엽이 아니련만 오가는 바람 다따라 이리 저리 흩날리는 가련한 신세”라 읊었다.

 

 

가을은 괜히 슬프다. 한천라목에 추강월색에 비감을 느낀 남정네들이 곧잘 슬퍼한다고 秋士悲라 했고, 춘소花月은 치千金이라고 꽃피는 봄, 떠오르는 달을 보며 독수공방 독녀(獨女)들이 앙가슴을 움켜쥐곤 흐느낀다고 春女悲라 했던 것!

 

 

아버님 산소가론 만강노적(滿江蘆荻)처럼 갈대풀이 무성하니 찬바람에 억새풀 우는 소리,낙엽이 깔리는 소리, 풀벌레 우는소리마저 들려와 추성(秋聲)이 슬프고 벼랑으론 코발트색 들국화도 무리로 피어있어 寒士 마음을 심란케한다.

 

 

30여년 전 어느 가을날 내 반 여학생이 찾아와 뒷산엘 함께 올랐다. 그녀는 들국화 한 송이를 꺾어 들곤 내 코밑에 들어 밀어 향기가 甘松香같이 향긋해 소녀의 손목을 잡곤 멍하니 서 있었던 추억이 생각나 희수(喜壽)이 나이에 눈물이 게을리 흐른다.

 

 

그녀는 문학도여서 계절에 민감하니 이 가을날 落木空山에 뜬 달을 보며 엽서한장 메울 수 있는 다정다감한 소유자였었는데 회자정리(會者定離)라 만나 헤어짐이 저 하늘가 거부의 손짓으로 떨어지는 낙엽처럼 추풍에 어디로 날려 갔는지 不知下落이라 도시 알 수가 없다.

 

 

허나 一葉落地 天下知秋라 한 잎의 낙엽이 가을을 알리면 이 첨지 폐부에 음각된 그 소녀 상에 잠 못 이루니 추일다비회(秋日多悲懷)라 가을은 정녕 비감한 계절임엔 틀림 없구려!

 

 

 

 

                        거창인터넷뉴스원(gcinews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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