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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투고 기사입력 : 2014/10/31
(기고문)금도(襟度)
가지리 중촌 이장 신수범

도시생활을 접고 고향으로 돌아온 나는 요즘 착잡하다.

요동치는 거창의 모습을 지켜보는 고통도 크다.

 

우리 마을 회관 옆에 긴 현수막이 걸려 있다.

우리 마을 출신 청년회 소속 일부 청년들이 걸어놓은 거창구치소(이하 법무부 공식 명칭을 사용한다) 반대 현수막이다.

 

거기다가 흉흉한 말들이 떠다닌다.

하나는 가지리에 구치소가 들어오면 ‘땅값이 떨어져서 가지리는 망하고 이사를 가야한다’는 말과, ‘구치소가 들어오면 그 놈들이 담장을 넘어 나와서 가지리의 늙은 여자나 젊은 여자들 겁탈하고 다닌다’는 말이다.

 

어떻게 이런 말을 서슴없이 하고 다니는지 안타깝고 노엽다.

수 십 년간 형 아우하며 지내던 동네 사람들이 구치소 유치를 놓고 반목하는 사이도 생긴다.

 

다른 어떤 폐해에 못지않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가지리의 미래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3년 안에 망하지도 않을뿐더러 3년이 지날 즈음에는 평안하고 활기찬 가지리로 변하고 있을 것이니까.

 

우리 동네의 반목을 떠나 무엇보다 먼저 구치소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절실한 생각을 해본다.

 

구치소에 대한 이해와 개념이 정립되면 이런 잔인한 미래를 말하지 않을 테니 말이다.

 

구치소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구치소 안에 수감되는 사람들은 나와 무관한 사람들로 치부한다.

 

마치 그들은 외계에서 온 사람들이거나 인간의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이 아닌 물질이 다른 생명체로 여긴다.

 

그동안 구치소를 반대하는 이유는 충분히 파악했다.

반대주장의 사실 여부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니 차치하고 ‘구치소’만 떼어놓고 보자.

 

구치소에 대한 내용은 추상성만 난무하고 구체성이 없다.

왜 흥분과 분노의 현상이 생겼는지 고민을 해보았다.

구치소에 대한 개념이 부족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

 

구치소에 대한 이해와 개념이 없으면 구치소에 대한 찬 ‧ 반 합의는 어렵다.

다시 말해 협상 테이블에 앉아도 협상이 되지 않는다.

구치소에 대한 개념이 없으면 시작과 끝은 ‘무조건 구치소는 싫다’가 되기 때문이다.

 

멀쩡하던 사람이 구치소에 수감되면 최소한의 인간성도 내던지는 사람들로 변할까.

반성도 모르고 수치심도 모르고 공동체에 대한 개념도 포기하는 사람들로 변할까.

 

아니면 구치소에 수감되는 순간부터 더불어 사는 구성체에서 소외를 시키자는 말인가.

 

범죄를 저질렀으나 들통 나지 않으면 순백의 양민이 되는 건가.

구치소에 수감된 사람들을 옹호하자는 것이 아니다.

 

구치소도 우리 삶의 연장선에 놓여 있다.

공동체의 약한 고리가 끊어져 수감된 우리의 다른 모습을 드러낸 사람들이다.

 

구치소를 반대하는 사람들이나 그 가족이 교통사고를 내거나 사업 부도를 맞거나 한다면 어찌 될 것인가.

 

거창구치소 수감예정자들을 대하듯 내 가족도 그렇게 대할 자신이 있는가.

 

죄를 지은 가족의 일원은 입에서 범죄 바이러스가 나오고, 눈에서는 감염 레이저가 나오는 상종 못할 범죄인으로 대할 것인가.

아니면 우리 가족 중의 일원이 지은 죄는 상황이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변명할 것인가.

그래서 누군가를 재단하는 일은 참 어려운 일이다.

 

언젠가는 내가 들이댄 자로 나를 재단하려는 사람이 생길 테니까.

 

간통을 한 사마리아 여인이 돌매를 맞고 죽임을 당하려 할 때 예수가 말한다.

 

너희들 중에 죄 짓지 않은 자가 있으면 이 여인에게 돌을 던져라.

 

이 말을 듣고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들고 있던 돌을 놓고 떠났다.

 

1950년 밥 레비라는 학자는 타히티 섬 사람들의 자살률이 유독 높은 것을 알고는 연구를 시작했다.

 

오랜 연구 끝에 원인을 찾아냈다.

타히티 말에는 <슬픔>이라는 단어가 없더라는 것이다.

 

이 단어가 없기 때문에 우울한 감정이 생기면 이 감정을 슬픔으로 치유하거나 위로하는 방법을 알지 못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슬픔이라는 개념이 없으니 이 감정을 이겨내지 못하고 자살을 한다는 것.

 

개념은 우리 일상에서 아주 중요하다.

개념이 생기면 틀이 바뀌고 그 틀은 사람의 행동을 규정하기 때문이다.

개념이 없으면 대입을 달리한 답안 결과와 같게 된다.

 

타히티에는 <슬픔>이 거창에는 <금도>라는 개념이 사라지고 있다.

 

사회적 약자를 위해 살라고 가르침을 주신 선생님과, 칠십 번을 일곱 번이라도 용서하라는 성경말씀을 안고 살아야 할 신부님이 나란히 교도소반대범대책위 공동대표를 맡으셨다.

 

나는 이분들에게 ‘소외에 대한 폭력’의 선봉에 서셨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묻는다. 죄는 오롯이 한 인간의 몫인가를.

 

반면에 그립다.

교황성하께서 한국을 방문하여 ‘용서’라는 인간애로 가슴을 뜨겁게 한 때가 그립고 그립다.

 

지금 거창 사람들의 움직임이 설마 정치적 입장을 달리하는 분들의 입김에 흔들리는 것은 아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정치적인 입장을 갖고 일선에서 구치소의 유치과정을 지켜보았을 그분들도 그 당시에는 법조타운이 들어서는 것으로만 알았다고 말할지 궁금하다.

 

거창은 예로부터 외지에서 들어온 사람들이 유독 많다.

그리고 거창으로 들어온 사람들은 거창의 건강한 구성원이 되어주었다.

 

거창은 척박한 지형을 가진 곳이라 어려운 살림을 꾸려야했다.

하지만 그러한 척박한 지형이 지금은 도리어 청정거창으로 자긍하는 자원이 되었듯이 지금은 뜨거운 감자가 된 구치소가 우리 거창사람들을 몇 높이 더 성숙하게 만들 것이라고 믿는다.

 

우리 거창 사람들의 큰 특징인 ‘수용하는 마음’ 그 뜨거운 가슴을 믿기 때문이다.

 

 

             거창인터넷뉴스원(gcinews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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