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이라도 받을 수 있게 해 주세요’

 

'대출이라도 받을 수 있게 해 주세요’
정부 지원에서 소외된 ‘유흥업소’, 거창 유흥업소협회, 탄원 서명운동

“생계가 어려워져 1 금융권, 2 금융권 대출은 이미 받았고, 사금융권 대출을 목전에 둔 상황입니다. 반드시 갚을 테니까 대출만이라도 받을 수 있게 도와주십시오.”


거창에서 유흥업소를 운영하는 업주들이 거리로 나섰다.


이들은 지난 2019년 2월 부터 지금까지 코로나19로 ‘집합 금지’와 ‘집합 제한’으로 영업이 거의 중단돼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상황이라며 관심을 호소했다.


특히, 이들은 ‘정부의 정책에서도 소외당해 왔다.’며 ‘지원금을 달라는 게 아니라 대출만이라도 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유흥업소는 ‘여신금지 업종’


유흥업소는 ‘여신금지 업종 제도’의 저촉을 받아 대출에 제한을 받고 있다.


여신금지 업종 제도는 ‘불건전하다고 판단되는 특정 업종에 대한 대출 제한’을 담은 규정으로, 지난 1998년도에 폐지되었다가 2011년에 다시 부활했다.


은행에 따라 대출 제한 업종이 다르기는 하지만, 공통적으로 유흥업소는 포함되어 있어 소상공인 버팀목 자금 등의 대출을 받을 수 없다.


정부가 지난 1월 25일부터 시행하고 있는 ‘집합 금지 업종 소상공인 임차료 지원’을 통해 최대 1,000만 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됐지만, 지난 1년여 동안 누적되어 온 빚을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유흥주점 업주들, 집단 반발


이같이 어려운 유흥업소의 상황을 알리기 위해 전국 곳곳에서 유흥주점 업주들이 거리로 나섰다.


지난 1월 22일, 전국의 유흥업소 업주들이 보건복지부 앞에서 집회를 열기도 했으며, 유흥·단람주점중앙회 대구지회도 지난 8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사 앞에서 ‘손실보상 및 상생에 관한 특별법안 통과’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또, 충남 서산시에서도 한국유흥협회 서산지부 회원들이 삭발 시위에 나섰으며, 이보다 앞선 4일에는 울산시에서 (사)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 울산시지회 회원들이 집합 금지 해제와 손실 보상 규탄대회를 열기도 했다.


거창에서도 ‘탄원’ 진행 중


이런 와중에 거창 내 유흥업소 51개소가 가입되어 있는 거창군 유흥업소협회도 탄원에 나섰다.


이들은 탄원서를 통해 “지속적인 집합 금지 및 제한으로 경제활동의 터전을 잃었다. 방역지침에 누구보다도 적극적으로 협조했고, 코로나 19 확산을 막기 위해 고통을 감수해 왔다.”며 “지난 1년을 보내면서 모든 융자와 대출을 최대한도로 이용했음에도 더 이상 인간다운 삶을 유지하기 힘든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업주들은 코로나 19 발생 직후부터 ‘집합 금지’와 ‘집합 제한’으로 영업을 거의 할 수 없었다고 호소했다.


유흥업소를 운영하는  A씨는 “회원사들이 인건비를 제외한 임대료와 관리비만 평균 월 400만 원 이상 지출하고 있는데, 성수기인 추석과 연말, 설 연휴까지 영업을 못해 적자가 계속 쌓이는 실정”이라고 했다.


이어, “심지어 사채를 이용해야 한다는 자괴감에 빠져 고통과 절망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며 “우리도 거창군민이고 서로의 이웃이자 가족이며 지역사회의 구성원이므로 차별과 예외없는 포용적 지원정책을 펼쳐 달라.”고 촉구했다.


이들 업주가 요구하는 것은 ‘특례보증 지원’, 즉 대출이다.


양주시·파주시, 유흥업소 특례보증 시행

 

이 같은 유흥업소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나선 지자체도 있다.


경기도 양주시는 지난해 7월부터 신용보증재단에 예산을 출연해 일반유흥주점업과 무도유흥주점업을 포함한 ‘특례보증’을 시행하고 있다.


파주시도 지난 12월 부터 경기신용보증재단 파주지점과 협약을 맺고 일반유흥주점업, 무도유흥주점업, 무도장운영업에 한해 최대 2,000만 원 한도의 특례보증을 지원하고 있다.


창원시는 ‘정부 지원에서 제외된 업종인 유흥업소도 행정명령을 착실하게 지켜 코로나 19 재확산을 막는 데 동참하고 있고 다른 소상공인과 마찬가지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기에 반드시 지원해야 한다.’며 국회와 정부에 지원 재검토를 당부하기도 했다.


전라북도 역시 ‘유흥주점 경영자도 도민이고 금융사각지대에 놓였다.’며 추경을 편성했다.


전북도 관계자는 “유흥주점이 2020년 소상공인 정책자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돼 다른 경영안정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거창 유흥업소협회 회장의 극단적 선택..‘코로나 19 영향도..’

 

지난 2월 14일, 거창군 유흥업소협회 회장 B씨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을 견디다 못해 극단적인 선택으로 숨졌다.


거창군 유흥업소협회에 따르면, "B씨는 평소 자원봉사를 하거나 협회 회원들을 위해 솔선수범 해 왔다. 특히, 코로나 19로 인해 경제적인 어려움을 호소하는 회원들을 위해 발 벗고 나섰다. 그러나 B씨는 코로나 19로 인한 손실과 개인 사정이 겹쳐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라고 했다.


한 유흥업소 업주는 "'사행성과 유흥업은 제외’라는 말이 항상 따라붙어 지원을 받지 못한 데다 여신금지 업종으로 규제되어 있어 업주들의 개인 대출과 카드 빚으로 근근이 생활해나가고 있는데, 올해까지 코로나 19 상황이 지속된다는 이야기에 막막하다.”며 “코로나 19 이후 받은 고금리 대출을 상환하고 경기가 좋아질 때까지의 생계비용만이라도 대출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라고 호소해 지차체의 적극적인 관심과 배려가 절실한 실정이다.

 

 

거창인터넷뉴스원(gcinews1@hanmail.net)